거의 발작에 가까운 물소리.
기어나오기 위해 쉬지 않고 어항벽을 긁는 소리에 살짝 들여다 보고 왔습니다.
거북이 꼬리가 저렇게 컸나 싶을 정도로 부풀어 오르고 항문 끝에는 알이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촬영을 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그저 저 개인의 흥미 때문에 괜한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는 않아 멀리서 관찰만 하기로 하였습니다.
간헐적으로 산통을 겪는지 종종 심하게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입에서 물이 아니라 점성을 가진 침이 방울 방울 떨어지기도 하는군요.
마치 사람이 앓는 듯한 소리도 내는데 이때 항문이 벌어지면서 알이 나오는듯 합니다.
고통이 상당한 것 같습니다만... 조용히 지켜보는 수 밖에 없네요..
좋은 산란상을 마련해 주지 못하여 그저 미안할뿐입니다.
제대로된 산란상은 서울에 있는데, 이곳에는 그저 배양토로된 임시 산란상 밖에는 없습니다.
배양토로 된 산란상은 맘에 안드는지 바닥을 팔 생각도 안하고 그저 나갈려고만 합니다.
거의 10여분이 지났을까요?
하나의 알을 낳았습니다.
아마도 시간을 두고 또 알을 낳을려나 봅니다.
딸아이가 산통을 겪는 것 마냥 가슴이 두근거리고 불안하기만 합니다.
물론 전 딸아이는 없습니다만... 드라마에서 딸자식의 출산을 기다리는 부모의 마음이 이입되는군요...
무탈하게 알을 다 낳았으면 좋겠습니다.
PS.1
실제로 알을 낳는 것을 보기는 저도 처음입니다.
보통은 아침에 일어나면 알을 볼 수 있어 새벽에 낳았구나라는 것만을 짐작했거든요.
PS.2
현재 시각 14시 09분 총 4개의 알을 낳았습니다.
요번에는 알 크기도 제각각이고 상태도 별로 안좋군요.
3개만 손에 올려놔도 저 정도인데 저걸 다 뱃속에 넣고 있었으니 먹이를 잘 먹을리가 없겠죠.
실제로 어제는 신났다고 밀웜을 먹다가 다 토했습니다.
저번사진과는 다르게 알이 참 뽀얗고 예쁘네요^^
산모니까 영양보충 해주셔야겠어요~ ㅋㅋ
이전의 알들은 거의 크기가 같았는데 이번엔 유난히 큰 알도 있고 작은 것도 섞여 있네요.
십수년 거북이를 키우면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되었네요.
하여간 알 낳느라 수고한 거북이가 몹시 대견해 보입니다.
단순히 나가려고 한 것 같습니다..ㅎㅎㅎ 아무리봐도 거순이는
그런데 알은커녕.. 물장구를 심하게 치고나면 항상 변만..-_-
저는 알과는 인연이 없는 듯 합니다..ㅎ
그나저나 수컷이라면 이름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닌지...
거순이 궁뎅이와 발톱이 보고 싶군요.
소연님 거순이의 성별이 저도 궁금합니다~
전 저번에 성별을 구분해보려고 잠깐들었는데..제 손에 실례를 하더라구요...